센서스 시민권 질문, 뉴욕시 타격 클 듯
2020년 총인구조사(센서스)에 시민권 여부를 묻는 질문이 포함될 경우 뉴욕시와 시민들이 받을 타격이 예상보다 클 것으로 전망됐다. 뉴욕타임스는 860만 명의 시 전체 인구 가운데 무려 320만 명이 해외 출생이라며 이들 중 상당수가 시민권 여부 문항 때문에 센서스에 응하지 않을 경우 연간 70억 달러에 이르는 연방정부의 지원금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매체는 인프라 시설 개·보수, 푸드 스탬프 프로그램(SNAP), 노인 무료급식 프로그램, 저소득층 교육 지원 프로그램 등 다양한 뉴욕시민의 삶에 연방정부 지원금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신분 노출을 우려한 이민자들이 센서스 참여를 꺼려 응답률이 낮을 경우 이 프로그램 운영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이민자 자녀까지 포함하면 시 인구의 60%를 차지하고 있어 시민권 여부 질문이 센서스에 포함되면 인구가 심각할 정도로 적게 집계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외국 출생 시민 가운데 46%가 비시민권자이며 50만 명은 불체자로 추산되고 있는데, 시민권자나 영주권자 시민도 가족이나 친척 중에 불체자가 있는 경우가 많아 이들마저 센서스에 소극적으로 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2010년 센서스 당시 뉴욕시 평균 응답률은 62%였지만, 이민자 밀집지역인 워싱턴하이츠와 사우스브롱스는 오히려 평균 이상인 70%대를 기록했다. 이는 커뮤니티 단체 등 자원봉사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펼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0년 센서스에 시민권 여부 질문이 포함되면 이런 노력의 효과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센서스 당시에도 뉴욕시에서만 최소 5만 명 이상의 인구가 누락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결국 뉴욕주는 연방하원 의석 2석이 줄었다. 이런 이유로 지역 정치인들은 센서스에 시민권 질문이 포함되지 않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빌 드블라지오 시장은 뉴욕주 등 12개 주가 연방정부를 대상으로 제기하는 소송에 동참하겠다고 밝혔으며, 그레이스 멩(민주·뉴욕 6선거구) 연방하원의원은 문제의 문항이 삭제될 때까지 센서스국 예산 배정을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박기수 기자